‘사람 사는 냄새나는’ 관악주민연대 - 박준식(나눔이웃 반찬 배달 자원봉사)

바람(장남)
2025-08-01
조회수 306

‘사람 사는 냄새나는’ 관악주민연대  - 박준식(나눔이웃 반찬 배달 자원봉사)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일년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관악주민연대에서 도시락 배달 봉사를 했다. 작년 초 모종의 이유로 다니던 학교에 휴학계를 내고 집에서 쉬던 중, 무언가 보람 있고 이색적인 일이 해보고 싶어져 이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봉사 내용 자체는 그리 특별할 건 없었다. 봉천동 일대의 아파트 단지들을 돌며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 가정에 방문하여 반찬을 전달하는 일이었다.

일 자체는 배달 플랫폼의 배달 기사와 크게 다를 게 없었지만, 나는 이 단순하디 단순해 보이는 일로부터 묘한 이끌림을 느꼈던 것 같다. 이 동네에서 학교도 나오고 20년 가까이 살았지만, 한 번도 이 임대 단지 쪽에 가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바로 옆 단지에 살고 있지만, 지금껏 저기는 어디며 누가 살고 있을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작년 여름부터 격주 금요일마다 직접 그 단지들을 발로 뛰며 돌아다니게 됐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높은 담벽 너머의 여러 얼굴을 만나 뵙게 됐다. 도시락을 건네며 간단히 안부도 여쭙고 살림살이들도 흘깃흘깃 구경하며 이런저런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관악주민연대를 매개로 아주 활기 넘치는 이웃 간의 교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지역 공동체의 존재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요즘, 관악주민연대의 이런 '사람 사는 냄새나는' 모습들은 현대 사회의 각박함과 긴장을 잠시 이완시켜주는 기분 좋은 마중물처럼 느껴졌다.

격주 금요일마다의 도시락 배달이 내 루틴처럼 느껴질 만큼 정이 많이 들었는데, 학교로 다시 돌아갈 때가 되어 아쉽게도 6월부터 봉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새삼 이 기억이 두고두고 아름답게 남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봉사를 통해 오고가며 뵀던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하며 글을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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