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18일 다책+하쿠나마타타 2026년 연합독서회
글쓴이: 남재은
금요일 밤, 하쿠나마타타와 다책이 함께한 연합 독서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책은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 입니다.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란 서평으로 유명한 화제의 책! 너무 인기가 많아 도서관에서 빌리기도 쉽지 않았는데요. 이 트렌디한 책을 읽고 성인 독서모임 하쿠나마타타와 청소년청년 책모임 다책이 만났습니다. 이름과 ‘나는 어떤 독자인가’를 소개하며 간단히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단편들이 ‘세대’라는 키워드로 읽을 수 있어 연합독서회를 하기 좋은 책이었어요. 다책에서 저희끼리 읽을 때면 들을 수 없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역시 이게 연합독서회 하는 재미지~ 하며 흥미롭게 들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터부시되는 무당을 소재로 쓴 게 흥미로웠다‘ 였습니다. 제게는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라는 인상이 강해서, 터부라는 생각조차 못 해봤거든요.
가장 좋았던/아쉬웠던 단편이 무엇인지도 얘기했는데 좋았던 단편은 다 갈렸지만, 아쉬웠던 단편으로는 ’메탈‘이 압도적으로 몰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메탈이 왜 별로냐, 이게 현실의 모습 아니냐’ ‘작가도 제일 아쉬워서 맨 뒤에 넣지 않았을까’ ‘아니다, 작가의 의도보단 출판사의 의도였을 것이다’ 하며 토론하다 보니 역설적으로 ‘메탈’ 얘기를 가장 오래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혼모노‘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인식이 갈리는 게 재미있었어요. 우리 세대는 ’혼모노‘를 ’진짜 오타쿠‘라는 의미로 (약간 농담 혹은 조롱조로) 사용하는데, 윗 세대에선 ‘진짜‘ ’정품‘ 이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이 책에 실린 단편 중에선 ’길티 클럽: 호랑이 죽이기‘ 에서 ’님은 찐인 것 같아‘ 비밀 단톡방에 초대받은 주인공이 전자의 의미에, ’혼모노‘에서 무당이 사용한 의미가 후자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것 같습니다. 단어 얘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덕질 얘기로 흘러갔는데요. 덕질을 안 하시는 분들은 ’길티 클럽‘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묻다 보니 모두가 사실 뭔가를 덕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돌, 일본 만화, 게임뿐 아니라 관악구, 환경운동 덕후까지 나오며 우리 모두는 각자의 분야에서 혼모노였다~ 라는 내용에 동의하며 즐거운 독서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럼 다음 모임에서 만나요!
***다책맴버들의 짧은 후기!!
한 단편이더라도 서로가 중점으로 본 내용들이 달라서 이야기를 듣는 건이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각을 들으며 이야기를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들여다보니 내용이 더욱 다채롭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혅현지
서두에 각자 책 읽는 스타일을 공유하고 시작하면서, 책과 독자의 범위가 생각보다도 더 넓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구체적인 주제가 없더라도 '혼모노' 속 단편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이 다들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서 세대불문하고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져 준 책이구나 하는 점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 예원
하나의 단편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나오는 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단편과 인상에 남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세대를 비롯한 각 개인의 감상을 폭 넓게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빈






2. 9월6일 청년책모임'다책' 모임후기
글쓴이: 남재은

다책에서 이번에 읽은 책은 희정 작가의 ‘죽은 다음’ 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올 봄 꿈마을도서관에서 ‘집 가는 길에 읽을 책 없나~’ 하고 둘러보다가 발견해 읽게 되었는데요. 줄줄 울면서 읽은 다음 아직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내 올해의 책은 이거다, 라는 확신을 준 책이었습니다. 희정 작가는 죽음을 소재로 취재하던 중 자신이 구경하는 혹은 관음하는 듯한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그런 시선을 없애기 위해 직접 장례업에 뛰어듭니다. 장례지도사 교육을 받고, 장례 현장에 실습을 나가고, 장례를 둘러싼 다양한 직업인들을 인터뷰하며 이 책을 썼는데요. 충실한 취재와 그것을 담은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이번 책모임에 모인 예원, 현지, 저 셋은 사회초년생이라 (조문객의 딸이나 고인의 친척이 아니라) ‘조문객’으로서 장례에 참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셋 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장례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이 많은 시기였습니다. 장례식장이나 누군가의 부고를 받았을 때, 혹은 일터에서 사망신고를 내러 온 주민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죽음은 사실 우리 가까이 있어’ 란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의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고 싶은가 에 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인터넷에는 ‘장례식에서 내 개쩌는 게임플레이 영상을 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BGM으로 틀고 싶다’ 하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보이는데요. 이 책을 읽고 장례현장에 대해 좀더 잘 알게 되고 나니 현재의 장례문화에선 장례식을 마음대로 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례식은 누군가에겐 일터이고 특이한 요구를 한다는 것은 그걸 들어주기 위한 공수가 늘어난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정해진 의례가 없는 반려동물 장례가 더 사별자의 의향이 잘 반영된다는 얘길 듣고, 사람 장례식도 언젠간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쉽게 얘기하기 어려운 소재이고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적 울림도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에요. 그리고 혼자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3. 그림책모임 ' 다금'긂9월 모임 후기
글쓴이: 김애숙


끝날것 같지 않은 더위가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한 날 반가운 모임.
오랜만에 만나 근황 토크-지리산 추억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기쁜데... 그림책공부는 더 반갑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거장, 펠릭스 호프만이 해석한 그림 형제의 옛이야기 그림책들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처음부터 거장의 이름값이나 클래식이라는 명성만으로 무조건 좋은 책이다 라는 시선보다 그 뒤에 숨은 한계를 짚어낼 수 있는 비판적 시선이 필요하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모임 내내 와 닿았습니다.
찔레꽃 공주: 결혼 민담(혼인담) 13이라는 숫자의 의미. 백년이라는 잠의 의미. 외부에서 오는 해결이 중요한 상징.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해야 하는 아이를 위한 서사.
라푼첼: 결혼이라는 성장 과업을 앞둔 모녀를 위한 서사. 모성의 이중적 의미. 부성이 부재한 이유.
재주 많은 네형제: 남자 형제들의 성장을 위한 서사. 숫자 4. 소년에서 남자로 자라야 하는 독립과 협력 과업. 규칙과 서열정리. 결과가 의외였음. 우리나라 ‘재주많은 형제’ 이야기와는 결이 많이 다름. 여러 나라의 형제 이야기도 궁금. 다음에 이 주제 그림책을 모아 공부해보기로.
지빠귀 부리 왕자: 흔한 신부감 길들이기 화소. 예쁘지만 오만한 공주를 굴복시켜 전통적인 성역할로 살게 하는 서사. 이렇게 할 일 인가. 또 부조리에 수긍하는 공주라니. 가부장적인 시선.
엄지동자: 작은 아기가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로 트릭스터 역할을 함, 삼킴과 배출의 모티브. 여러 나라의 작은 아이-주먹이, 엄지동자들 이야기 그림책을 모아 읽어보기로.
일곱마리 까마귀: 현대화한 배경이 눈에 띔. 오빠들을 구하러가는 여동생 서사. 안데르센의 백조왕자가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 다음에 같이 읽어보기로.
행복한 한스: 수년동안 일해서 받은 금덩어리를 바꾸고 바꾸고 빈 손이 되고도 행복하다고 하는 주인공. 고구마 100개 먹는 전개... 정말 행복은 태도일까.
일곱마리 아기 염소와 늑대: 유럽에서는 최대 포식자가 늑대. 우리나라는 호랑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비슷한 버전.
행복한 한스등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호프만의 그림책 표현법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동물은 생동감 넘치고 섬세하게 묘사된 반면, 인물은 상대적으로 덜 디테일한 부분들이 눈에 띱니다. 인물보다 동물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또 배경을 매우 웅장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한 펼침 화면 안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표현방식은 한편의 애니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가 느껴졌습니다.
펠릭스 호프만의 작업은 글에 머물렀던 옛이야기가 현대적인 그림책의 형태를 갖추어가던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이미 익숙하다고 믿었던 이야기들에 홍진숙 선생님의 깊이있는 안목을 더하니 한층 새로워지고 다채롭게 확장됨을 느끼게 됩니다. 다음 모임도 기대됩니다.
1.9월18일 다책+하쿠나마타타 2026년 연합독서회
글쓴이: 남재은
금요일 밤, 하쿠나마타타와 다책이 함께한 연합 독서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책은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 입니다.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란 서평으로 유명한 화제의 책! 너무 인기가 많아 도서관에서 빌리기도 쉽지 않았는데요. 이 트렌디한 책을 읽고 성인 독서모임 하쿠나마타타와 청소년청년 책모임 다책이 만났습니다. 이름과 ‘나는 어떤 독자인가’를 소개하며 간단히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단편들이 ‘세대’라는 키워드로 읽을 수 있어 연합독서회를 하기 좋은 책이었어요. 다책에서 저희끼리 읽을 때면 들을 수 없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역시 이게 연합독서회 하는 재미지~ 하며 흥미롭게 들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터부시되는 무당을 소재로 쓴 게 흥미로웠다‘ 였습니다. 제게는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라는 인상이 강해서, 터부라는 생각조차 못 해봤거든요.
가장 좋았던/아쉬웠던 단편이 무엇인지도 얘기했는데 좋았던 단편은 다 갈렸지만, 아쉬웠던 단편으로는 ’메탈‘이 압도적으로 몰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메탈이 왜 별로냐, 이게 현실의 모습 아니냐’ ‘작가도 제일 아쉬워서 맨 뒤에 넣지 않았을까’ ‘아니다, 작가의 의도보단 출판사의 의도였을 것이다’ 하며 토론하다 보니 역설적으로 ‘메탈’ 얘기를 가장 오래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혼모노‘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인식이 갈리는 게 재미있었어요. 우리 세대는 ’혼모노‘를 ’진짜 오타쿠‘라는 의미로 (약간 농담 혹은 조롱조로) 사용하는데, 윗 세대에선 ‘진짜‘ ’정품‘ 이라는 의미로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이 책에 실린 단편 중에선 ’길티 클럽: 호랑이 죽이기‘ 에서 ’님은 찐인 것 같아‘ 비밀 단톡방에 초대받은 주인공이 전자의 의미에, ’혼모노‘에서 무당이 사용한 의미가 후자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것 같습니다. 단어 얘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덕질 얘기로 흘러갔는데요. 덕질을 안 하시는 분들은 ’길티 클럽‘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묻다 보니 모두가 사실 뭔가를 덕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이돌, 일본 만화, 게임뿐 아니라 관악구, 환경운동 덕후까지 나오며 우리 모두는 각자의 분야에서 혼모노였다~ 라는 내용에 동의하며 즐거운 독서모임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럼 다음 모임에서 만나요!
***다책맴버들의 짧은 후기!!
한 단편이더라도 서로가 중점으로 본 내용들이 달라서 이야기를 듣는 건이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각을 들으며 이야기를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들여다보니 내용이 더욱 다채롭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혅현지
서두에 각자 책 읽는 스타일을 공유하고 시작하면서, 책과 독자의 범위가 생각보다도 더 넓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구체적인 주제가 없더라도 '혼모노' 속 단편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이 다들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서 세대불문하고
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져 준 책이구나 하는 점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 예원
하나의 단편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나오는 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단편과 인상에 남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세대를 비롯한 각 개인의 감상을 폭 넓게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빈
2. 9월6일 청년책모임'다책' 모임후기
글쓴이: 남재은
다책에서 이번에 읽은 책은 희정 작가의 ‘죽은 다음’ 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올 봄 꿈마을도서관에서 ‘집 가는 길에 읽을 책 없나~’ 하고 둘러보다가 발견해 읽게 되었는데요. 줄줄 울면서 읽은 다음 아직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내 올해의 책은 이거다, 라는 확신을 준 책이었습니다. 희정 작가는 죽음을 소재로 취재하던 중 자신이 구경하는 혹은 관음하는 듯한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그런 시선을 없애기 위해 직접 장례업에 뛰어듭니다. 장례지도사 교육을 받고, 장례 현장에 실습을 나가고, 장례를 둘러싼 다양한 직업인들을 인터뷰하며 이 책을 썼는데요. 충실한 취재와 그것을 담은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이번 책모임에 모인 예원, 현지, 저 셋은 사회초년생이라 (조문객의 딸이나 고인의 친척이 아니라) ‘조문객’으로서 장례에 참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셋 다 죽음이란 무엇일까, 장례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이 많은 시기였습니다. 장례식장이나 누군가의 부고를 받았을 때, 혹은 일터에서 사망신고를 내러 온 주민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죽음은 사실 우리 가까이 있어’ 란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의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고 싶은가 에 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인터넷에는 ‘장례식에서 내 개쩌는 게임플레이 영상을 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를 BGM으로 틀고 싶다’ 하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보이는데요. 이 책을 읽고 장례현장에 대해 좀더 잘 알게 되고 나니 현재의 장례문화에선 장례식을 마음대로 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례식은 누군가에겐 일터이고 특이한 요구를 한다는 것은 그걸 들어주기 위한 공수가 늘어난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정해진 의례가 없는 반려동물 장례가 더 사별자의 의향이 잘 반영된다는 얘길 듣고, 사람 장례식도 언젠간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쉽게 얘기하기 어려운 소재이고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적 울림도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에요. 그리고 혼자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3. 그림책모임 ' 다금'긂9월 모임 후기
글쓴이: 김애숙
끝날것 같지 않은 더위가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한 날 반가운 모임.
오랜만에 만나 근황 토크-지리산 추억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기쁜데... 그림책공부는 더 반갑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거장, 펠릭스 호프만이 해석한 그림 형제의 옛이야기 그림책들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처음부터 거장의 이름값이나 클래식이라는 명성만으로 무조건 좋은 책이다 라는 시선보다 그 뒤에 숨은 한계를 짚어낼 수 있는 비판적 시선이 필요하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모임 내내 와 닿았습니다.
찔레꽃 공주: 결혼 민담(혼인담) 13이라는 숫자의 의미. 백년이라는 잠의 의미. 외부에서 오는 해결이 중요한 상징.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해야 하는 아이를 위한 서사.
라푼첼: 결혼이라는 성장 과업을 앞둔 모녀를 위한 서사. 모성의 이중적 의미. 부성이 부재한 이유.
재주 많은 네형제: 남자 형제들의 성장을 위한 서사. 숫자 4. 소년에서 남자로 자라야 하는 독립과 협력 과업. 규칙과 서열정리. 결과가 의외였음. 우리나라 ‘재주많은 형제’ 이야기와는 결이 많이 다름. 여러 나라의 형제 이야기도 궁금. 다음에 이 주제 그림책을 모아 공부해보기로.
지빠귀 부리 왕자: 흔한 신부감 길들이기 화소. 예쁘지만 오만한 공주를 굴복시켜 전통적인 성역할로 살게 하는 서사. 이렇게 할 일 인가. 또 부조리에 수긍하는 공주라니. 가부장적인 시선.
엄지동자: 작은 아기가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로 트릭스터 역할을 함, 삼킴과 배출의 모티브. 여러 나라의 작은 아이-주먹이, 엄지동자들 이야기 그림책을 모아 읽어보기로.
일곱마리 까마귀: 현대화한 배경이 눈에 띔. 오빠들을 구하러가는 여동생 서사. 안데르센의 백조왕자가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 다음에 같이 읽어보기로.
행복한 한스: 수년동안 일해서 받은 금덩어리를 바꾸고 바꾸고 빈 손이 되고도 행복하다고 하는 주인공. 고구마 100개 먹는 전개... 정말 행복은 태도일까.
일곱마리 아기 염소와 늑대: 유럽에서는 최대 포식자가 늑대. 우리나라는 호랑이. 해와 달이 된 오누이와 비슷한 버전.
행복한 한스등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호프만의 그림책 표현법은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동물은 생동감 넘치고 섬세하게 묘사된 반면, 인물은 상대적으로 덜 디테일한 부분들이 눈에 띱니다. 인물보다 동물의 존재감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또 배경을 매우 웅장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한 펼침 화면 안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표현방식은 한편의 애니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가 느껴졌습니다.
펠릭스 호프만의 작업은 글에 머물렀던 옛이야기가 현대적인 그림책의 형태를 갖추어가던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이미 익숙하다고 믿었던 이야기들에 홍진숙 선생님의 깊이있는 안목을 더하니 한층 새로워지고 다채롭게 확장됨을 느끼게 됩니다. 다음 모임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