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지탄 관악구의회, 민생의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곽충근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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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시지탄 관악구의회,  민생의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지난 7월 10일 이후 의장단 자리다툼으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있던 관악구의회가 정상화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의 보이콧으로 9월 23일 제299회 임시회마저 무산된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간 논의를 통해 원구성과 임시회 개회와 관련해 합의했다. 만시지탄이지만 의회파행으로 미뤄지던 산적한 민생현안의 시급성을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두 달 넘게 이어진 의회 파행을 바라보는 심정은 씁쓸하다. 애초 후반기 의회가 시작된 지난 7월 임시회에서 원구성은 당연한 절차였다. 의장단, 상임위원장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간의 정치적 계산과 욕심이 의회를 멈춰 세웠을 뿐이다. 결국 관악구의회를 구성하는 두 정당과 22명 구의원들이 의회파행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책임은 의회 정상화에 대한 오늘의 합의로 면피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관악구의회는 어찌할 것인가?

 

원구성과 의회 정상화 관련한 양당의 합의 내용 역시 개운치 않다. 상호견제와 타협이 정치과정의 일상이라지만,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어느 정당의 몫으로 한다는 오늘의 합의 내용은 자리 나눠먹기이자 야합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주주의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기초의회인 관악구의회에서 만이라도, 주민을 대리하는 대표로서의 자질과 설득과 협의라는 정치적 역량을 지닌 의원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의회 문화를 만들수는 없는 것인가?

 

몇 차례 성명서에서 밝힌 국민의힘의 우려에 대해서도 여전히 답답함이 남는다. 국민의힘은 합당한 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자녀들이 구청과 산하기관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런 자녀를 둔 의장 후보가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 견제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선출직 공무원의 친인척, 지인들이 구청과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인사비리 사건들을 접하면서 주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차제에 관악구의회는 오비이락의 의심을 지울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폭염이 수그러든 사이 두 달 넘게 파행을 이어가던 관악구의회의 정상화를 기대할 만한 소식은 분명 반갑다. 그러나 의회 파행 과정에서 드러난 의원들의 책임과 자질, 청렴에 대한 주민들의 질책에 대해서도 관악구의회는 분명한 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기대해보겠다.

 

 

2024년 9월 24일

 

 참여하는 시민, 함께 하는 관악, 관악공동행동

 


<2024.9.19 ,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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