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에 담긴 의미

심은선
2020-05-06
조회수 724
어제 비가 왔다.
아침에 학교 가자며 누리 친구들이 왔는데 친구 동생(1학년)이 쓴 우산이 살이 2개나 망가져 있었다. 순간 여유분으로 있는 우산이 생각나서 주려고 했더니 수줍어하며 한사코 괜찮다고 한다.
" 이 우산은 아줌마의 친구가 비오는 날 우산이 없는걸 알고 주셨어. 그리고 미리는 우산이 하나 있는데 이번 어린이날 학교에서 하나를 선물로 받아 이것까지 3개거든. 비오면 우산이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 이것은 네가 가져도 돼" 계속 주저하자 옆에있던 그 아이 누나가 "그래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 "그리구 이 망가진 우산으로 멋진 비옷이나 앞치마, 장바구니를 만들 수 있어. 그럼 이 우산이랑 서로 바꾸자" 그제서야 흔쾌히 받는다.
두개의 우산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비맞을 것을 걱정한 동네 친구가 아들의 우산을 선뜻 내게 주었고, 비상용으로 둘째가 몇번 쓰다가 이제 더 필요로 하는 아이에게 간 것이다. 그리고 그 망가진 우산은 약간 녹이 슬긴 했지만 하늘색 레이스가 달린 앞치마나 비옷으로 거듭날 것이다.
작으나마 더 필요한 사람과 나눌 수 있어서 참 따뜻했다.
앞치마나 장바구니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고, 꼭 필요한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하며 행복해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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